비난 쏟아지자 서둘러 철거
(오른쪽)논란이 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공원 구조물. (왼쪽)해당 구조물을 만든 아일랜드 예술가 라켈 맥마흔(Rakel Mcmahon). 라켈 맥마흔 인스타그램
10대 청소년이 성폭행을 당했던 한 공원에 다리를 벌린 자세의 하이힐 구조물이 설치되자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구조물은 인근 주민들의 거센 비난으로 철거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헤럴드에 따르면 이달 초 글래스고 고반에 위치한 ‘축제공원’의 정문에 붉은 하이힐을 신은 다리 모양의 구조물이 설치됐다.
해당 구조물은 아일랜드의 여성 예술가 라켈 맥마흔(Rakel Mcmahon)이 창작한 것으로 정문을 열면 하이힐을 신은 두 다리가 벌리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같은 장소에서 지난 2월 10대 청소년이 성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정적 여론에 대해 맥마흔은 현지 매체를 통해 “성폭행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하이힐을 신고 있는 두 다리일 뿐인데 왜 여성으로 단정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나 또한 페미니스트로서 작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옷차림에 대해 어떠한 가정도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역 주민의 반발로 인해 공원의 구조물은 현재 철거된 상태다. 다만 맥마흔의 인스타그램에는 여전히 해당 구조물 사진이 게재돼 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