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호남 민심 잡기 경쟁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윗쪽 사진 왼쪽)가 14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아래쪽 사진 오른쪽)는 14일 광주 동구 치매안심센터에서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 유족들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 후보는 주말 사이 나란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을 찾아 표심 경쟁을 벌였다. 이재명 캠프·이낙연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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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친문(친문재인) 표심을 두고 서로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내년 3월 본선을 염두에 둔 이 지사는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대신 이 전 대표가 보류시켰던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엄호에 앞장서며 친문 의원들 포섭에 힘을 쏟고 있다.
○ 이재명 ‘열린민주당 합당’ vs 이낙연 ‘조국 수호’
이 지사 캠프는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2심 판결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주요 주자들 중 유일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대신 박성준 캠프 대변인이 판결 당일인 11일 오후 늦게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는 논평만 냈다. 그 대신 이 지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쏘아 올린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양당 지도부가 조속히 만나 통합 논의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힘을 보탰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은 민주당 후보와 야권 후보 간의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며 “양당 통합이 순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당 대표 시절 보류됐던 합당 카드를 다시 꺼내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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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 측은 김종민, 신동근 의원 등 친문 의원들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 소속 의원들의 포섭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구속된 상황에서 친문 적자 후보의 자리를 꿰차겠다는 의도다. 여권 관계자는 “상당수 친문 의원들이 이 전 대표 지지를 고려하고 있지만 지지율이 주춤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李-李 ‘호남대전’
두 주자는 주말 내내 ‘호남대전’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14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했기에 이 나라 민주주의의 새 지평이 열렸다”고 했다. 하의도 방문에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 의원(무소속)도 동행했다. 이 지사는 15일 전남 여수를 찾아 “호남이 진심으로 바라는 개혁 세상을 실천해왔고, 앞으로도 속도감 있게 하겠다”며 “(호남이) 저를 기대해주셔도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표는 13일부터 2박 3일간 전남과 전북을 훑었다. 광주에선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유가족과 만나 진상 규명을 약속했고, 전북에서는 새만금지구에 국제창업특구와 국제의료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국제창업특구를 조성해 국내 창업인뿐만 아니라 외국 창업자들이 모여 규제를 덜 받으며 새롭게 창업하며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15일 전북도의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네거티브 과열 양상에 대해 “뭐가 네거티브였냐”고 되물으며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 그리고 그에 대해 지적되는 문제를 확인하는 것은 네거티브가 아니다. 그리고 제가 매우 절제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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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