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장기집권 중인 벨라루스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보복 조치를 취했다.
로이터통신 및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미국 측에 민스크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을 축소할 것을 제안하고, 부임을 앞두고 있던 벨라루스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 쥴리 피셔에 대한 임명 동의를 취소했다.
벨라루스 외교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9월1일까지 민스크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을 5명으로 감축할 것을 미국에 통보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미국의 비우호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민스크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된 피셔에 대해서는 임명 동의를 취소했다. 피셔는 벨라루스가 비자 발급에 시간을 끌어 아직 벨라루스에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일 영국, 캐나다와 협력해 루카셴코 대통령을 처벌할 목적으로 벨라루스 개인과 기업에 추가 제재를 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벨라루스 최대 국영 기업인 비료 생산기업 ‘벨라루스칼리 OAO’를 신규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루카셴코 정권과 연관된 은행을 포함한 사기업 15곳도 이름을 올렸다.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는 루카셴코 정권의 돈세탁, 제재 및 비자 제한 회피처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장기 집권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8월9일 대선에서 6선에 성공했지만,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면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