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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지원, 가짜수산업자에 ‘필요하면 연락하라’ 문자 보내”

입력 | 2021-08-12 03:00:00

경찰, 휴대전화 메시지 다수 발견
장관-고위직 거론하며 ‘절친이야’
‘고마워, 손자가 킹크랩 다 먹었다’ 등
野 “朴 청탁금지법 위반 수사해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사진)이 지난해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에게 정부 고위직 인사를 거론하며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김 씨와 여러 건의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 씨의 휴대전화에서 김 씨와 박 원장의 문자를 다수 발견했다. 여기엔 박 원장이 20대 국회의원이던 지난해 2월 김 씨에게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절친이야. 필요하면 연락해”라는 내용의 문자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직전엔 김 씨가 전남 목포시 박 원장의 지역구를 “찾아가겠다”고 했고, 박 원장이 “와서 연락하라”고 회신하기도 했다. 같은 해 1월경엔 김 씨가 박 원장에게 자택 주소를 요청하자 박 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 ○동 ○○○호”라고 적은 문자를 보낸 기록도 휴대전화 기록에 담겨 있다. 얼마 뒤 박 원장은 “고마워. 손자가 킹크랩 다 먹었다!!!”며 수산물 선물에 대한 감사의 뜻도 표했다.

지난달 수산물 선물 보도에 대해 박 원장 측은 “특별히 비싸다거나 기억에 남는 선물이 아니었다”면서 “전직 동료 의원의 소개로 김 씨를 만났고 이후엔 만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에 임박한 시기에 지방의 지역구에서 두 사람이 왜 만나려 했는지, 박 원장의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경찰이 적극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박 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밤늦게까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