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0대男 지역사회 감염된듯 자녀도 확진… 델타플러스 가능성 미국 다녀온 50대 남성서도 검출 돌파감염 일주일새 353명 늘어
3일 서울의 한 식당 유리창에 “코로나19 4단계 격상으로 인해 휴가갑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지난달 12일부터 수도권에 실시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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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가 검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2명으로 확인됐다.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돌파감염’이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인도발 ‘델타 변이’가 추가로 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올 3월 유럽에서 처음 확인됐고, 7월 말 현재 59개국에서 발견됐다. 전파력이 강할 뿐 아니라 항체에 대한 내성도 강한 형태여서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그만큼 방역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발표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델타 플러스 변이에 감염된 수도권 거주 40대 남성 A 씨는 올 3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 접종하고 5월 2차 접종까지 마쳤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흘 후 델타 플러스 변이가 검출됐다. A 씨의 자녀 1명도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역학적 관계를 감안할 때 A 씨 자녀도 델타 플러스 감염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감염자인 50대 남성 B 씨는 국내에서 2차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마치고 미국을 다녀왔다. 지난달 23일 귀국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델타 플러스 변이가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A 씨는 국내에서, B 씨는 해외 체류 중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A 씨가) 지역사회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확진자의 4분의 1 정도만 변이 검사를 하는 걸 감안할 때 델타 플러스가 일부 지역에 퍼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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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가 확산되면서 고령층에서 백신 접종 이후에도 사망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다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위중증과 사망 위험이 줄어드는 만큼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델타플러스 확진 1명, 해외 간적 없어… “국내 감염경로 파악 시급”
델타플러스 확진에 방역당국 긴장국내에서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에 이어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검출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미 국내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는 검출률이 60%를 넘어서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일(7월 25∼31일) 델타 변이 검출률은 61.5%였다. 1주 전(7월 18∼24일) 48.0%와 비교하면 한 주 사이 13%포인트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델타 플러스 변이가 델타 변이처럼 유행하지 않도록 서둘러 차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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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타 플러스, 4차 유행 변수 되나
문제는 델타 변이 초기처럼 델타 플러스 변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백신과 치료제 효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전파력은 델타 변이와 비슷하다. 델타 변이 전파력은 기존 바이러스 대비 2.4배 수준. 백신 항체를 무력화시키는 정도는 델타 플러스가 비(非)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2.7∼5.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델타 플러스가 나타난 것 자체가 좋지 않은 신호”라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또 “분명한 건 2명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영국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델타 플러스 변이가 그냥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플러스 변이는 모든 성질이 델타 변이와 비슷한데 일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 지역사회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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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모든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델타 플러스 감염자의 접촉자 및 감염 경로를 찾는 것”이라며 “추가 전파를 막아 델타 플러스 확산을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잇따른 악재…거리 두기 연장되나
델타 플러스 변이의 국내 발견과 돌파감염 확산 등 통제해야 할 변수가 늘어나면서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가 연장될 가능성도 커졌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 27∼29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23일에 시행한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 연장’에 국민 84%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현행 거리 두기 적용 시한은 8일까지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