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100년] 1 마오쩌둥 시대 2 덩샤오핑 시대 3 시진핑 시대
중국 공산당 창당 100년을 꼭 한 달 앞둔 이달 1일 중국 티베트자치구 라싸의 포탈라궁 광장에서 시민들이 중국 전현직 최고지도자 5명의 사진과 오성홍기가 그려진 대형 벽화를 쳐다보고 있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오쩌둥, 덩샤오핑, 후진타오, 시진핑, 장쩌민. 라싸=AP 뉴시스
《중국 공산당이 다음 달 1일 창당 100년을 맞는다. 1921년 상하이에서 대표 13명과 당원 50여 명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당원 9200만 명을 보유한 공룡 정당으로 거듭나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72년째 중국을 통치하고 있다. 2012년부터 집권 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개혁개방 및 집단통치를 중시했던 덩샤오핑(鄧小平)과 달리 27년간 장기집권한 마오쩌둥(毛澤東)의 ‘1인 통치’를 노골적으로 추종한다. 그 과정에서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중국 우월주의를 과도하게 강조해 국제정세 불안정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다음 달 1일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맞는다. 설립 초기 국민당과의 내전으로 소멸 위기를 겪었고 1989년 톈안먼 민주화시위 등에 따른 개혁 요구도 거셌지만 고도 경제 성장 등을 앞세워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후 73년째 집권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2년 말부터 집권 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당초 공산당 체제를 위협할 것으로 여겨졌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갈등을 오히려 중국식 사회주의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2011년 공산당 90주년 기념일 당시 경제 성과를 홍보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했던 것과 달리 시 주석은 다음 달 1일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중국과 공산당의 역할을 강조하고 미국을 넘어선 패권국이 되겠다는 뜻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마오 지워낸 덩, 덩을 지워낸 시
시 주석은 집권 내내 덩이 수립한 대내외 원칙을 모조리 지워내고 있다.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이 권력 분점이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집권 시절 경제는 각각 주룽지(朱鎔基)와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가 맡아 사실상 전권을 휘둘렀다. 반면 시 주석은 심복 류허(劉鶴) 부총리 등을 앞세워 한때 자신과 국가주석직을 두고 경쟁했던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영향력을 속속 차단하고 있다. 현재 미중 무역협상, 반도체 정책 수립 등 주요 경제 현안은 모두 리 총리가 아닌 류 부총리가 관장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18년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도 헌법에서 삭제했다. 로언 캘릭 호주 그리피스대 아시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음 달 1일은 시 주석의 대관식이 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에서 경쟁과 균형은 사라지고 시진핑 1인 체제만 남았다고 진단했다.
덩의 외교 원칙 또한 온데간데없다. 시 주석은 덩이 제시한 ‘도광양회(韜光養晦·때를 기다리면서 힘을 기른다)’ 대신 집권 내내 미국 등 서방과 대립하며 ‘전랑(戰狼) 외교’에 치중하고 있다. ‘늑대 전사’란 말 뜻대로 중국의 힘을 앞세워 다른 나라를 포섭한다는 의미다. 중국이 저개발국에 차관을 빌려준 후 중국 기업이 해당국의 철도 항만 통신 등 인프라 공사를 수주해 그 돈을 회수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또한 사실상 저개발국을 중국의 경제식민지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서방에 ‘방어’ 대신 ‘선제공격’…홍콩 접수하고 대만 노려
중국 내에서는 사실상 종신 집권을 노리는 시 주석이 내년 10월 공산당 20차 전당대회에서 ‘건국 100주년인 2049년 이전에 반드시 대만 흡수통일을 이루겠다’는 뜻을 내비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을 사실상 장악한 중국에 마지막 남은 숙제는 대만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