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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 “탈진보 세력도” 李 “민주-산업화 계승”… 중도확장 시동

입력 | 2021-06-17 03:00:00

尹측 “文정부에 실망한 인사 아울러 압도적 정권교체 해야 국정 안정”
중도확장 구체적 밑그림 첫 공개
현충원 참배 이준석 ‘통합’ 행보… “봉하마을도 조만간 찾아가겠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공동취재단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새로운 보수’ 확립과 ‘중도 확장’을 위한 노선을 동시에 제시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보수가 중심을 잡고 중도와 진보를 끌고 가야 한다”고 밝혔고, 이 대표는 국립서울현충원의 전직 대통령 묘역을 잇달아 참배한 뒤 “자유, 민주화, 산업화의 기틀 위에 새로운 미래를 그리겠다”고 다짐했다. 야권 통합을 염두에 둔 ‘밀당(밀고 당기기)’을 이어가는 양측이 중도 확장에 앞다퉈 시동을 걸고 나선 모양새다.

○ 윤석열 “보수 중도 진보 아우를 것”
윤 전 총장 대선 캠프의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권교체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생각하는 건 보수,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 세대까지 아우르겠다는 뜻”이라며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기는 것만으론 큰 의미가 없다. 보수와 중도, 이탈한 진보 세력까지 아울러 승리하는 압도적 정권교체여야 집권 이후에 안정적 국정 운영까지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든지 (당 외곽 주자로 남아)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 진영에서 중심을 잡고 중도, 진보 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쓸 수도 있고 (모든 방안은) 열려 있다”고 했다. 이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 기회가 있으면 찾아뵐 것이고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할 수 있다”고 했고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과의 회동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재 국민의힘이 102석 소수 야당에 불과한 만큼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중도는 물론이고 현 정권과 등을 돌린 진보 세력까지 규합해 확실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앞서 1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와 상식, 공정이라는 가치에 동의한 사람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이 구상하는 3가지 가치 노선을 밝힌 바 있다.

윤 전 총장의 ‘절친’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국민의힘 초선 모임 강연에서 “국민의힘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중도 민심까지 아우르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대표할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 새 정치뿐 아니라 큰 정치도 필요하다”며 “윤 전 총장은 민주주의와 법치, 정치와 사법의 균형 회복에 제일 부합하는 리더십”이라고 했다.

○ 이준석 “자유, 민주화, 산업화 기틀 위 새 미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 대표도 이날 통합 행보를 선보이며 중도 확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이 대표는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뒤 “순국선열께서 이룩한 자유, 민주화, 산업화의 기틀 위에 새로운 미래를 그리겠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최초의 30대 제1야당 대표로서 보수가 중시하는 산업화와 진보가 힘을 싣는 민주화의 가치를 모두 존중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이 대표는 ‘호남 행보’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18일 전북 전주와 새만금 등을 방문해 호남 지역 인사들을 만나고,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14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 중 하나로 광주 붕괴사고 유족들을 조문한 데 이어 불과 4일 만에 호남을 또다시 방문하는 것.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봉하마을에 계신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곧)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는 우리 당이 호남의 마음을 얻으면 중도 확장은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원 배가 운동도 호남에서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른 시일 안에 광주를 공식 방문하는 일정도 적극 검토 중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