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겉으로는 축하했지만 ‘36세 보수정당 대표’의 등장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속내가 편치는 않다. 여권 관계자는 “쇄신 작업이 지지부진한 민주당으로선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셈”이라며 “여권 대선주자들도 식상한 ‘구태정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예상보다 더 어려운 승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與 97세대 “이젠 우리 차례”
당장 민주당 내에서는 이날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를 중심으로 “우리도 변화에 속도를 내야한다”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 내 30대 의원들도 “함께 변화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당 전국청년위원장인 장경태 의원(38)은 “(이 대표가) 우려들을 이겨내고 구태정치에서 세대교체 열망을 함께 실현해가길 희망한다”며 “대통령 출마자격 40세 이상 제한 폐지부터 피선거권 18세 하향 등에 적극 나서 달라”고 했다. 청년 지명직인 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39)도 페이스북에 “이번 국민의힘 당원들의 선택은 새로운 변화, 새로운 혁신을 선택한 ‘위대한 선택’”이라며 “이제 민주당의 몫이다. 더 많은 변화, 더 많은 혁신을 민주당에서 이뤄내겠다”고 했다.
● 대선주자들 심경도 복잡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축하 메시지 속엔 기성 정치인으로서의 반성과 함께 긴장감이 돌았다.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준석 현상’에 따른 각 주자별 득실 계산도 치열하다. 이 지사 측은 이 지사와 이 대표 모두 원외의 0선 인사라는 공통점을 강조하며 당 내 개혁과 쇄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변화’의 바람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민주당으로의 탈바꿈과 이를 위한 경선 연기 없는 ‘9월 대선 후보 확정’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준석 돌풍을 계기로 대통령 출마 자격을 만 40세 이상으로 규정한 현행 헌법을 바꿔야 한다며 각각 ‘개헌 카드’를 들고 나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