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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조직이 수년 간 각종 범죄를 모의할 때 애용하던 암호화 메신저 앱이 사실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개발해 침투시킨 ‘트로이의 목마’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FBI를 비롯한 각국 수사당국은 최근까지 100여 개 국가의 범죄조직이 이 앱을 통해 벌이는 모의를 낱낱이 지켜보며 범죄를 예방하는 한편 800여 명을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범죄조직이 쓰는 암호화된 메신저로 골머리를 앓던 FBI는 2018년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FBI가 메시지를 몰래 가로챌 수 있는 앱을 개발해 범죄자들 사이에 퍼뜨리기로 한 것이다. 작전명은 ‘트로이의 목마’에서 따와 ‘트로이의 방패’라고 붙였다.
FBI는 그해 초 범죄조직을 위해 통신보안 장비를 만들던 전문가를 포섭해 메신저 앱 ‘Anom’을 개발했다. 메시지가 암호화되는 이 앱은 기존 사용자의 추천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앱이 깔린 특수 휴대전화를 암거래 시장에서 구매해야만 쓸 수 있다. 이 휴대전화는 검거에 대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제거돼 있다. 6개월 사용료가 2000달러(약 223만 원)에 달했지만 범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최근까지 300개 이상의 범죄조직에서 1만2000명이 이 앱을 썼다고 FBI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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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수많은 마약 밀수와 청부 살인, 불법 무기 거래 등의 범죄를 막는데 사용됐던 ‘Arom’을 통한 함정수사는 공조 수사에 참여한 한 나라에서 미국에 정보를 보낼 수 있는 관련 영장이 7일로 만료되면서 끝났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