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와 실종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 측이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사건 당일 행적이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해군 군사경찰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잠수복을 입고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1.5.16/뉴스1 © News1
A씨가 만취 상태였던 관계로 기억을 못해 손씨가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40분’ 동안의 행적이 추가로 확인된 것은 없지만 A씨 측 입장에서 본 실종 당일 전후 상황이 좀더 구체화됐다.
17일 A씨 측을 대리하는 정병원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변호사는 사건 당일 전날 A씨는 “밤 10시 정도까지 (다른 친구와) 술을 마셨고, 헤어진 후 술을 더 마시고 싶어 고인에게 연락을 했다”며 “A군은 고인의 집이나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으나, 고인은 집에 부모님이 계시니 고인의 집 근처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자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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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변호사는 “3시37분쯤 A군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아버지가 받아 1분57초간 통화했는데, A군은 이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다만 아버지는, A군이 ‘고인이 술에 취해 깨우기 힘들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아버지는 ‘친구 잘 깨워서 집에 보내고 너도 빨리 택시 타고 돌아와라’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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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뒤인 4시15분쯤에는 A군의 부모가 사는 집에서 화재 신고가 있어 소방관이 방문해 확인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화를 받은 뒤 자려던 부모는 다시 일어나게 됐고, A씨가 돌아오지 않은 걸 확인한 뒤 4분27분쯤 A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다만 A씨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A씨 측에 따르면 당시 A씨의 휴대전화는 배터리가 1%였고, 한강공원에 머무르던 중 충전기를 사서 일부 충전했으나 A씨는 어느 정도 충전됐는지를 기억하지 못했다.
비슷한 시각인 4시30분쯤 A군은 일명 ‘토끼굴’을 통과한 후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 귀가했다. 다만 귀가 당시에도 A씨는 귀가 과정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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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 도착한 A씨의 아버지와 A씨는 A씨가 가리킨 장소 주변을 살펴봤으나 보이지 않았고, 여전히 만취 상태인 A씨는 비틀거리거나 토하거나 길에 눕기도 했다.
그제야 집에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A씨 아버지는 A씨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고인이 집에 갔는지 확인해보라고 했다. 이에 A씨 어머니는 고인의 어머니에게 고인이 집에 들어갔는지 전화하여 물어봤으며, 손씨의 부모님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후 손씨의 어머니가 한강공원 쪽으로 왔고, 손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A씨의 휴대전화와 바뀌어 있었다. A씨 측은 이미 휴대전화가 왜 바뀌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으며, A씨는 손씨의 휴대전화를 손씨의 어머니에게 건넸다. 다만 이 과정도 A씨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오전 6시3분쯤 손씨의 어머니는 A씨의 어머니에게 “경찰에 신고를 마쳤다. 이제 우리가 나왔으니 집에 돌아가시라”라는 문자를 보냈고, A씨와 가족은 귀가했다. A씨는 집에 도착해서도 주차장에서 구토하는 등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후 잠이 들어 오후 무렵에 일어났다고 A씨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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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