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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미기후

입력 | 2021-05-15 03:00:00

이민하 지음·문학과지성사




몸통에서 목이 쑥 빠져나온 것 같다/얼굴은 육체의 덤인 것 같다 혹인 것 같다 부록인 것 같다/

어떤 부록은 본문보다 길고//어깨에서 팔이 쑥 빠져나오고/손목에서 손가락들이 새털처럼 찢어지고/

가늘게 떨면서//어둠을 털면서/온몸을 기울여 총채를 들고 있다/팔 하나가 인생보다 길고//

긴 팔이 짧은 팔을 끌면서 하루를 빠져나가는/밤 열두 시의 시곗바늘이다…(후략)….(시 ‘밤과 꿈’)

환상을 기록하는 시인 이민하의 다섯 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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