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올라온 급식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최근 병사들의 고발 창구는 부대 내 소원수리함이 아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되고 있다. 병사들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파급력이 큰 SNS를 통해 자신이 속한 부대의 문제점을 낱낱이 제보하고 있다.
지난달 불거진 격리장병 ‘부실 급식’ 문제도 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처음 공론화됐다. 이어 일부 부대의 격리시설 환경과 육군훈련소의 과도한 방역지침이 외부로 알려지며 군은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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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새롭게 개설한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 뉴스1
군 일각선 육군이 사건을 숨기려 하기 보단 외부 논란에 직접 대응하려는 자세를 높이 사고 있다. 육군참모총장의 사과 이후 육군훈련소와 각급 부대 지휘관들이 실제로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육군이 소통을 내걸고 만든 SNS 창구가 정작 병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병영 애로사항이 많이 올라오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 누리꾼의 제보를 적극 촉구하고 있는 반면 육군이 만든 소통 창구엔 군의 입장만 줄줄이 나열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 때문인지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지엔 10여 개의 게시물이 올라가 있지만, 댓글은 전날 게시된 육군훈련소장의 사과문에만 일부 달려있을 뿐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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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육군의 SNS 개설을 두고 최근 논란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일 뿐 병영 생활 개선과 부대 민원 해결 차원에선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는 불평도 나온다.
이에 군 안팎에선 병사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언제까지 외부 제보를 바탕으로 군이 확인하는 과정만을 거칠 순 없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제보를 확인하는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정확한 정보가 유통될 수 있어 향후 군의 위상과 발 빠른 조치를 위해 하루빨리 제대로 된 민원제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군은 현재 ‘국방헬프콜 1303’ 민원상담 시스템을 통해 병사들의 민원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병사들은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다는 이유로 제보를 꺼리거나 실제 조치가 늦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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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