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전날… 코로나로 축소 백악관 “각료 대부분 TV로 시청… 지정생존자 정해둘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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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도, 대규모 청중도 없는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 현지 시간 28일 밤 9시(한국 시간 29일 오전 10시) 시작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낯선 장면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29일)을 앞두고 하루 전날 진행하는 이 연설에서 지금까지의 성과와 향후 국정운영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취임식 후 통상 2월경 열리는 정치행사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늦어지면서 아예 취임 100일에 연설 일정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및 국정연설은 부통령과 하원의장은 물론이고 대법원장을 포함한 9명의 대법관과 장관, 군 장성, 주요국 대사, 취재진까지 1600여 명이 의회 본회의장에 집결하는 워싱턴의 최대 정치 행사다. 미국은 대통령이 연설 등을 목적으로 국회를 방문할 경우 내각 관료 중 한 명을 지정 생존자로 정해 국회가 아닌 다른 곳에 대기하도록 한다. 의회에 폭탄 테러 등 유사시 국무 수행을 이어갈 인물을 선정해 두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지정 생존자’는 국내에서도 리메이크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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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서는 연단 뒤로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앉게 된다. 여성 두 명이 대통령 뒤에 앉아 대통령의 연설을 듣게 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도 참석하지만 해마다 초청돼 온 대통령 부부의 특별 게스트를 옆에 앉힐 수 없다.
미 당국은 1월 6일 시위대 의회 난입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인 만큼 국회의사당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번 합동연설을 국가 특별보안행사(NSSE)로 지정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