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임명… 유력 후보는 없다” 법조계 “친정부 총장 세우나” 비판 대검, 이성윤 수사심의위 개최키로 29일 檢총장추천위 앞 신속 결정
출근하는 이성윤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관용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검찰총장 권한대행이자 역시 총장 후보군 중 한 명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및 수사 계속 여부를 결정할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열기로 이날 결정했다.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3일 출근길에 차기 검찰총장 후보 인선 기준에 대한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친정부 성향으로 불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박 장관은 “후보가 누구라고 말씀드리기 곤란하고,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전적으로 정해야 할 것”이라며 “유력 후보 이런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29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에서 위원들이 3, 4배수의 후보군을 박 장관에게 추천하면 박 장관은 이 가운데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제청하게 된다. 추천위원 9명 중 4명을 장관이 지명하고, 자신의 핵심 참모인 법무부 검찰국장이 당연직 추천위원인데, 박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을 친정부 성향으로 인선하려는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23일 오전 11시 40분경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여부와 수사 계속 여부를 논의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기로 했다. 조 차장은 “피의자의 신분, 국민적 관심도,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수원고검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심의위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의위 개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심의위 구성 및 소집에 2주 가까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9일로 예정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이후에 이 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할 심의위가 열리는 것이다. 만약 외부 인사로 구성된 심의위가 이 지검장에 대해 기소해야 한다고 결정한다면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피의자 검찰총장’을 임명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이 지검장도 심의위의 의결에 따라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심의위가 후보추천위 전에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의위원들이 이 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고 의결할 경우 이 지검장이 후보군에서 이탈할 수 있다.
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