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남건우 경제부 기자
지난 석 달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취업난, 생활고, 고립감 등에 시달리고 있는 ‘3고(苦)세대’들을 만났다. 학교를 나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됐고, 미래를 꿈꾸지 못했다.
일부 청년은 돈이 모자라 꿈을 유예하기도 한다. 대학 4학년 이모 씨(23·여)는 외국어를 배워 통·번역 일을 하는 게 목표다. 이 씨는 “외국어 공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당장 생활비가 급하다”며 “중소기업에 취업해서 번 돈으로 제대로 준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코로나 ‘3고세대’들은 결국 취업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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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씨의 사례가 요즘 취업준비생의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2003년 4월 11일자 동아일보의 ‘끝 안 보이는 청년실업’ 기사에 실린 사례다. 외환위기 이후 긴 시간이 흘렀지만 청년들에게 취업난은 현재진행형이다.
정부는 올해 100만 명이 넘는 청년구직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취업난이 이걸로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청년들이 원하는 기업의 신규 일자리는 결국 산업구조 개편, 규제 완화 등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을 이뤄야만 창출된다는 걸 청년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인턴 등 세금으로 풀어 만드는 일자리 같은 단기대책도 중요하지만 시장 수요를 반영한 대학 교육과정 개편, 맞춤형 직업교육 등 중장기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20년 넘게 이어져온 청년들의 호소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세종=남건우 경제부 기자 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