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행성 화성 표면을 탐사하고 있는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왼쪽 아래)’와 화성 상공을 날고 있는 무인 헬기 ‘인저뉴이티’의 상상도. NASA 제공.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19일 오후 7시 53분(미국 동부시간 오전 6시 53분) “무인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에 실린 소형 무인 헬리콥터 ‘인저뉴이티’가 첫 비행에 성공했다”며 “목표였던 고도 3m에서 30초 동안 제자리에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실제 비행 테스트는 이날 오후 4시 30분에 이뤄졌지만 현재 지구에서 약 2억7840만km 떨어진 화성에서 보내온 무선 데이터를 전달받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화성 무인 헬기 ‘인저뉴이티’가 19일 첫 제자리 비행에 성공하고 고도 3m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직접 촬영했다. NASA 제공.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비행체가 날기 위해서는 지구에서보다 더 많은 동력이 필요하다. 인저뉴이티는 탄소 섬유로 만들어진 2개 날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보통의 헬기보다 약 8~10배 빠른 속도인 분당 최대 2537번씩 회전한다. 이를 통해 공중으로 몸체를 띄우는 양력을 만들어 희박한 대기 조건을 극복했다.
인저뉴이티는 이번 첫 비행 시험 성공 후 30일 동안 총 5차례 비행 시험에 나선다. 첫 비행에서는 고도 3m까지 날아올랐지만 이후 시험에서는 고도 5m, 반경 90m까지 비행 범위를 넓힌다. 최대 이동 가능 반경은 300m이지만 비행시험에선 반경 90m를 비행하는 게 목표다.
미미 엉 인저뉴이티 프로젝트 매니저는 “우리의 도전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있지만 오늘과 같은 결과가 도전을 매우 흥미롭고 보람있게 만드는 이유”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인저뉴이티는 화성 대기 환경에서 비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데이터를 입증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토대로 향후 화성에서 비행할 수 있는 다른 비행체를 설계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화성 궤도선이나 지면의 탐사 로버가 보내오는 데이터와는 다른 탐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성 표면을 움직이는 로버가 가지 못하는 지형이 험난한 곳을 탐사하거나 화성 궤도를 도는 궤도선보다 낮은 고도에서 상세하게 탐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