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후보, 택시·버스업계 만나 애로사항 청취 안철수 지원받아 세빛섬 유세…부활절 예배 "버스·지하철에 택시까지 환승 가능해야" "세빛섬, 박원순 시장이 문 닫아 적자 누적"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보궐선거를 사흘 남기고 당의 지지세가 강한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 등 강남에서 선거운동을 집중하며 ‘텃밭’을 다졌다. 사전투표 종료 다음날 곧바로 강남권 공략은 얼마 남지 않은 본투표까지 막판 ‘집토끼’인 보수 지지층 결집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앞 유세 현장에서 “작년 총선에서 국민들께 버림받았던 정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참으로 답답하고 걱정되고 그런 상황에서 무기력함을 느끼는 정당이 됐는데, 그 정당의 후보로서 이렇게 2030청년층의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저로서는 정말 꿈만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꿈만 같다가도 ‘(청년들이)한번 기회 준 것뿐이다’ 하는 대목에선 정신이 번쩍 든다”며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할지 말지, 지지할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정당인지 앞으로 지켜보려고 한번 기회를 준다하는 말에 정말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긴장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오 후보는 앞서 같은 날 오후 한강 세빛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원 유세를 받았다. 세빛섬은 오 후보의 시장 재임 시절인 2011년 완공된 인공섬이지만 운영사 선정 등에 잡음이 일어 2014년에 문을 열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이틀 전 찾은 데 이어 세빛섬을 찾은 오 후보의 선거행보를 두고 ‘실패한 시장’으로 낙인찍은 여권의 프레임을 정공법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 후보는 안 대표와 함께 한강변을 걸으면서 “세빛섬을 만들면서 오해도 많았고 비판도 많았지만 이제는 잘 정착되어 세빛섬과 한강시민 공원을 찾는 누적인원수가 각각 약 1000만, 8억명이라고 한다”며 “서울시 전역에 지금까지 만든 한강변, 산책길, 둘레길, 연트럴파크 등을 훨씬 많이 만들어 서울 시민분들이 산책하고 뛰실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세빛섬의 자본잠식에 관한 취재진 질문엔 “세빛섬은 민간투자사업이다. 적자를 서울시에서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서울시에서 투자한 것은 SH공사가 지분 30% 가지고 있는 게 전부”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박원순 시장께서 취임 후 2년간 문을 닫고 못 열게 했는데 어떻게 보면 시민 이용을 제한한 셈이고 그 때문에 적자가 많이 누적됐다”며 “투자한 민간투자자들에게는 상당히 가혹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같은 날 오전엔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을 차례로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운송업계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지원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오 후보는 “대중교통 개혁의 마지막 단추는 택시업계라고 생각한다”며 “버스, 지하철, 여기에 택시까지 환승할 수 있다면 정말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할만한 마지막 단추가 끼워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재정지원, 특별융자지원 문제 이외에도 택시업계 이슈인 요금인상 조정문제, 무사고 장기근속 운수종사자 지원, 운휴차량 서울시 매입 후 운수종사자 조건부 임대, 버스·지하철·택시 간 환승 할인제도 도입 등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현안들이 많다”며 “택시업계가 안고 있는 여러 난제들 풀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후보는 또 버스운송 조합 관계자들을 만나 “사실 서울시 버스·지하철은 복지에 가깝다. 왜냐하면 전세계 어느 대도시에 비해서도 대중교통요금이 약 2.5배 싸다”며 “1500원 정도가 되는데 보통은 3000원이 넘는다. 이미 우리는 보편적 복지로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해도 큰 무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리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행사에도 참석했으며, 이날 광진구 유세를 마지막으로 5일 TV토론회 준비에 전념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