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전문점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회용컵에 음료를 담아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객이 요구하지 않았는데 플라스틱 일회용컵에 음료를 담아주는 게 괜찮을까. 답은 ‘아니요’다.
● 일회용품 규제 시행 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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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카페 등에선 키오스크(무인 주문결제기)를 사용했다. 실내에서 먹겠다고 선택하자 ‘다회용기 제공’이라는 안내문구가 화면에 떴지만, 음료는 일회용컵에 담겨 나왔다. 정부세종청사에 입점한 카페에서도 일회용컵이 기본 제공됐다. 지난해 11월 환경부와 다회용컵을 우선 사용하겠다고 업무협약을 맺은 카페와 패스트푸드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종로구의 한 베이커리 카페는 빵은 다회용 접시 위에 올려주면서 음료만 플라스틱컵에 담아줬다.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 카페는 “친환경 생분해성 수지(PLA)로 만든 일회용컵은 실내에서 사용해도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실내에서 쓰면 안 된다.
● “다회용기 사용 적극 늘려야”
식당에서는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먹고 다회용 식기를 쓰는데, 유독 음료만 일회용컵에 담아 마시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날이 따뜻해지면서 차가운 음료 소비가 늘자 최근에는 유리잔을 아예 치우고 일회용컵만 준비하는 카페도 많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점점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며 “사회적으로 일회용컵을 쓰는 카페보다 다회용컵을 쓰는 카페가 환영받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 확대가 예고된 상황인 만큼 매장들이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환경부는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달 입법 예고했다. 정부 방침이 정해졌으니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것보다 다회용컵을 쉽고 편리하게 쓸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규모가 작거나 인원이 적어 컵을 매번 씻기 어려운 매장은 다회용컵을 수거해 세척한 뒤 다시 가게에 보급하는 서비스 등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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