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된 에버 기븐.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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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좌초된 뒤 줄곧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으며 해상 물류대란을 일으킨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선체를 29일 물 위로 밀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선박이 성공적으로 정상 항로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사고 6일 만에 운하 내 통항이 다시 시작됐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이날 오후 10시경 에버기븐호가 다시 부상해 항해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에버기븐호는 자체 동력을 이용해 운하 중간에 있는 대기 구역인 그레이트비터 호수로 이동 중이며, 양방향 운하 운항도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
당국은 이날 수위가 평소보다 45cm 높은 만조임을 감안해 예인선 14척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쳤다. 28일까지 선박 주변 2만7000㎥ 흙을 파낸 뒤 18m 깊이로 굴착하는 작업이 이뤄졌고 바닥에 박혀 있던 뱃머리 쪽에 물이 차올랐다. 다만 운항 재개 조치와 별개로 사고 뒤처리 등으로 실제로 운하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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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선체 결함, 조종 미숙 등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당국의 조사 또한 남아 있다. 에버기븐호 측은 운하 통과 당시 초속 50m 이상 바람으로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며 자연재해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폭 59m, 길이 400m, 22만 t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이 배가 왜 방향을 잃고 모래톱에 빠졌는지 정확한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선사 측이 출항 전 선체 이상 등을 숨겼거나 운항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인에 따라 막대한 배상금 소송 또한 뒤따를 수 있다.
수에즈=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