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미만 주택 24가구 신규매입 리모델링 거쳐 청년들에게 공급
대학을 자퇴하고 계약직 직원으로 불안정한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A 씨(30)는 지난해 대학에 다시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전기 분야 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학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입학할 대학을 정하고 입시 준비를 하면서 A 씨는 고민에 빠졌다. 대학에 들어가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수십만 원의 월세가 걱정거리였다. 이런 A 씨 눈에 들어온 것이 전북 전주시가 운영 중인 ‘청년임대주택’이었다.
학교에서 가깝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쉬워 주거 여건이 좋은 곳이었지만 주변 원룸의 보증금과 월세 시세보다 3분의 1 정도 쌌다. A 씨는 망설임 없이 청년임대주택 입주를 신청했고, 심사를 거쳐 지난해 9월부터 18m² 면적의 원룸에 입주해 살고 있다. A 씨는 “안정적인 주거공간인 청년임대주택 덕분에 미래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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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는 2019년부터 청년임대주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 주변의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뒤 만 19∼39세 무주택 청년들에게 시세의 50% 이하 가격으로 빌려준다. 생계·주거·의료급여를 받는 가구나 한부모 가족, 차상위계층 등이 1순위 입주 대상이다. 지난해까지 45가구를 공급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다른 원룸이나 오피스텔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보금자리를 구할 수 있는 데다 2년 단위로 최대 6년까지 살 수 있어 입주를 원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공급하는 물량은 24가구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전용면적 85m² 이하이면서 사용 승인 이후 15년이 안 된 주택을 대상으로 매입 신청을 받는다. 시는 매입 신청 주택의 입지 여건과 노후 정도 등을 점검해 건물을 사들인 뒤 리모델링을 한다. 매입 가격은 감정평가 금액이다. 주택을 판매하려는 소유자는 전주시 홈페이지에서 신청서 등 관련 서류를 내려받아 주거복지과에 신청하면 된다. 김은주 전주시 주거복지과장은 “청년들이 생활하기 편리한 집을 사들여 깨끗하게 보수한 뒤 집 걱정 없이 편안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