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임기제한 4명만 물러나… “CEO 연임 맞춰 변화 최소화 선택” KB-우리, 전원 재선임 가능성 커 신한, 총원 늘며 재일교포 비중 줄어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31명 가운데 26명(84%)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된다. 이 중 사외이사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한 개정 상법에 따라 4명(신한금융 2명, 하나금융 2명)은 더는 연임을 하지 못한다. 이들을 제외하고 22명은 연임이 유력하다.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곳은 신한금융, 하나금융 정도다. 신한금융은 이미 3일 정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총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고 퇴임하는 2명의 자리를 포함해 신임 사외이사 4명을 새로 추천했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배훈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다.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는 기존대로 4명이지만 총원이 늘면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해 새로 주주가 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사외이사 2명을 추천해 사모펀드의 영향력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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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7명 중 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도 안정을 택했다. 25일 정기 주주총회에 스튜어트 솔로몬,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등 5명의 사외이사 전원을 1년 임기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우리사주조합(노동조합 측)에서 강력하게 추진했던 노조추천 이사제가 좌초된 데다 올해 주주 제안을 예고했던 1대 주주 국민연금도 제안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혀 전원 연임이 유력하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6명 중 5명의 임기가 이달 말 끝나지만 전원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턴어라운드를 위해 지배구조의 안정성과 이사회 운영의 연속성을 염두에 뒀다”며 연임을 시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 새로운 통찰을 얻는 것도 좋지만 지금처럼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경영 효율성이나 연속성 등을 고려해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이사들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지주사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할 만한 금융 전문가를 찾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재선임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