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쌍방향 수업, 개학 후 연이은 오류 팬데믹 종식 후 ‘뉴 노멀’ 교육 가능할까
이성호 정책사회부장
하지만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은 학생들의 짜증은 더 커진 듯하다. 개학 첫날부터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위한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의 크고 작은 오류가 발생한 탓이다. 정부는 코로나19 2년차인 올 1학기부터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의 전면 실시를 여러 차례 공언했다. LMS 개발과 운영에 100억 원 가까운 예산도 지원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1년 동안 도대체 뭘 했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오류는 개학 1주차 내내 이어졌다. 접속이 안 되거나 늦는 건 기본이고 수업을 위한 자료 업로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속출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부랴부랴 EBS를 찾아 “다음 주부터는 정말 안정적으로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수업이 본격 시작되는 개학 2주차를 앞두고 주말 내내 컴퓨터를 붙잡고 진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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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유 부총리는 “감염병 상황이 아니어도 온라인과 등교를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에도 원격수업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새 학기부터 실시간 화상수업 시스템의 전면 운영 계획을 강조했다. 그러나 개학 1주차 오류가 이어지자 7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시스템을 재구조화하고 기능을 개선한다는 게 사실 물리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이유를 내놓았다.
자녀의 원격수업을 지켜보는 학부모 사이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IT 강국을 앞세워 K방역 등 이른바 ‘K시리즈’를 홍보했다. K에듀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해외 민간기업 플랫폼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오히려 사교육 업체들이 안면인식 기술,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해 ‘집에 혼자 있어도 집중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등교수업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등교 확대는 교육 정상화의 기본이다. 하지만 단순히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면 곤란하다. 전면 등교가 공교육 신뢰까지 회복시키진 못한다. 그건 정부가 공언한 ‘미래 교육’의 시작도 아니다.
이성호 정책사회부장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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