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1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오전 9시 회의를 열고 최 회장을 박용만 회장 후임으로 단독 추대했다. 최 회장이 이를 수락하고, 다음달 대한상의 의원총회 등을 거쳐 최종 회장직을 맡는다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이 되는 역대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오늘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최 회장을 단독 추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을 했다”라며 “후보직 수락 요청을 할 예정이며 최 회장이 수락을 하면 절차를 거친 뒤 선출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에게 상의 회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묻는 질문에 ”(현재) 4차 산업 시대가 오고 있는 변곡점“이라며 ”우리나라 경제를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분이다. 평소 상생이나 환경,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분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최 회장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4대그룹 총수의 ‘맏형’으로서 공식·비공식 모임을 주도하고 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 경영, 기업의 사회적 가치 등 ‘새로운 역할론’을 꾸준히 강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전국에 73개의 상공회의소를 두고, 약 18만 개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8만여 개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상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규제 개선 등과 관련해 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반대로 기업 경영에 직간적적 영향을 미치는 각종 법·제도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도 적잖다“라며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을 이끌어 온 최 회장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목소리를 어떻게 조율할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대한상의 회장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공식적인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아왔다.
다만 지난해 10월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강연 자리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새로 쓰고 싶다. SK (회장이) 아닌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다“라며 ”기업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한 이 말을 두고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수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관측이 많았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