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나노튜브 섬유 꼬아서 만든 인공근육 이온교환수지 덧칠해 전보다 3배 강력 효율성-감지능력 등 높이면 상용화 가능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은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꼬아 만든 실 형태다. 실 하나의 두께는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 정도다. 미국 텍사스대 제공
○사람 근육보다 30배 센 인공근육
김 교수가 개발한 인공근육에는 가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모은 후 용수철처럼 배배 꼬아 만든 실이 들어간다. 연구팀은 시중에 파는 아크릴, 실크 등 값싼 재료의 실로 직물을 짜듯 지그재그로 섬유 형태의 인공근육을 만들었다. 섬유에 이온을 전달하면 소재가 수축하면서 근육이 수축하듯 힘을 낸다. 연구팀은 이온교환수지를 실 표면에 덧칠해 더 강력한 힘을 내는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기존의 인공근육은 이온 종류와 상관없이 수축해 효율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해 한쪽 극성의 전하만 통과하는 성질이 생기면 인공근육이 한 종류의 이온에만 반응해 힘이 강해진다. 이렇게 만든 인공근육은 g당 8.2W(와트)의 힘을 낸다. 이는 같은 크기의 사람 근육보다 30배 센 힘이다. 김 교수는 “기존 인공근육보다 힘이 3배 강하다”고 말했다.
○로봇 연구 이끄는 인공근육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은 다른 섬유와 함께 직물을 짜듯 짜낼 수 있다. 세로로 늘어선 인공근육 사이에 가로로 다른 실을 엮은 인공근육 직물의 모습. 한양대 제공
섬유를 꼬아 만드는 인공근육은 큰 힘을 내는 데 용이하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11년 연구팀이 개발 중인 실 형태의 인공근육을 이후 총 여섯 차례 소개했다. 근섬유가 빽빽이 들어차 큰 힘을 내기 쉬운 사람과 동물의 근육을 모방했다. 보먼 교수는 “이온을 이용하는 실 형태의 전기화학 근육은 물건을 들 때 에너지 소모가 없고, 열을 이용하는 근육과 달리 에너지 한계가 없어 유망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에 발표된 인공근육은 에너지 효율이 6%를 갓 넘겼다. 사람의 근육 효율이 25∼30%임을 감안하면 5분의 1에 머문다. 김 교수는 “전기모터는 작게 만들기 어려운 만큼 소형 로봇 분야에는 이미 인공근육이 사용된다”며 “실제 근육으로 쓰기 위해서는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의 감지 능력을 결합하면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2017년 인공근육이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데도 성공했다. 물리적 반응에 따라 전기를 만드는 만큼 센서나 에너지 하베스팅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생체 내에서 전기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면 반영구적으로 움직이며 감지도 동시에 하는 근육으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