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Life - 강원-경북, 겨울 숲 4곳
영양의 검마산 깊은 산자락에 있는 죽파리 자작나무숲에는 축구장 40개 면적에 자작나무 12만 그루가 빼곡하게 자라고 있다. 영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봄·여름에 숲을 뒤덮는 초록색 나뭇잎도, 가을에 울긋불긋 숲을 물들이는 단풍도 없는 겨울의 숲은 단아하면서도 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숲 자체에 좀더 눈길을 줄 수 있고, 숲이 내는 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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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특히 겨울에는 하얀색 자작나무와 하얀색 눈이 어울리며 동화 속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작나무는 순우리말이다. 기름기 풍부한 자작나무는 타면서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한다. 자작나무 숲에서 눈 쌓인 길을 ‘자박자박’ 걸으면 자박자박 소리 대신 자작자작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자작나무숲에 있는 오두막.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장소 중 하나다.
해발 1330m에서 만나는 겨울왕국 숲
해발 1330m에 위치한 함백산 만항재에서는 주차장에서 5분만 걸어도 멋진 겨울 숲을 만끽할 수 있다. 높은 지대에 있는 만큼 공기도 그 어느 곳보다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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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덱 따라 걷는 북유럽풍 숲길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집중적으로 자작나무들이 몰려 있어 ‘작은 숲속 나라’ 같은 느낌을 준다. 자작나무 특유의 향기가 머리를 맑게 만든다. 인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곳에는 6개의 코스가 있다. 이 중 숲을 찬찬히 살펴보며 크게 힘들이지 않고 둘러보기에는 휴양림 탐방 코스가 좋다. 약 800m 길이의 나무 덱(deck)이 지그재그로 숲속 사이에 설치돼 있다. 덱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덱에 쌓인 눈을 밟으면 기분 좋은 ‘오도독 오도독’ 소리가 난다. 나무 사이로 맑은 햇살이 찰랑거리면 더없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덱 길은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쉽게 숲을 접할 수 있다. 길이 꺾이는 지점마다 볼거리와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어 시간을 들여 숲을 둘러보기에도 좋다. 숲 한쪽에는 시냇물이 흐른다. 겉은 얼어 있지만 안에서는 물이 여전히 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 청정의 숲
경북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에 있는 자작나무 숲은 숨겨진 보물 같은 곳이다. 다른 자작나무 숲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1993년 죽파리 일대에 조성된 인공 조림을 통해 축구장 40개 면적에 약 12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다. 주차장에서 약 3.2km를 걸어가야 한다. 접근이 쉽지 않은 만큼 자연 그대로의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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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안에는 오솔길이 나 있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걸어가기에 넉넉한 너비다. 오솔길을 걷다 보면 자작나무 특유의 빛깔이 지나온 길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군데군데 재미있는 모양의 나무 조형물들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빼곡하게 하늘 위로 솟은 자작나무 숲을 걷다 보면 세상과 단절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햇살이 자작나무 가지 사이로 비칠 때면 하얀 껍질에 빛들이 산란돼 동화 속 세상을 만든다.
인제 횡성 정선 영양 =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