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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 “정부, 영웅이라며 헌신만 바라” 인력충원 요구

입력 | 2021-01-19 12:17:00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회원들이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기준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정부는 ‘K 방역 성공신화’라고 하나 병원 현장에서는 간호사들이 여전히 인력이 부족하다”며,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기준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2021.1.19/뉴스1 © News1


 보라매병원 간호사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공개편지로 인력 부족을 호소한 가운데 간호사들이 정부와 서울시에 간호인력을 충원하고 병상 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의료연대본부(의료연대)는 19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K방역 성공신화’라고 하고, 병원 현장에서는 간호사들이 여전히 인력이 부족하다고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료연대는 보라매병원 간호사가 정 총리에게 보낸 공개편지를 언급하며 “보라매병원 사측은 간호사들의 SOS를 거짓말로 몰고 진실을 덮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또 “서울시 시민건강국은 언론브리핑에서 270명의 간호사를 보라매병원에 투입한 것처럼 교묘한 말로 시민들 속이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보라매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동에서 일했던 안세영 간호사는 정 총리에게 언론을 통해 ‘K방역은 매일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공개편지를 보냈다. 안씨는 “동료들은 방호복을 입고 9명의 중증환자를 보조 인력 없이 혼자 돌본다”며 간호인력을 확충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보라매병원은 ‘간호사 1명이 9명의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주장에 “중환자 전담 간호사는 일반 중환자실보다 적은 간호사 1명당 1명의 중증환자를 간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시민건강국은 지난 15일 보라매병원에 임용대기 중인 간호사 270명 외에 5명을 추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연대는 임용후보자 270명은 아직 집에서 발령을 기다리고 있고 5명을 외부 임시 파견인력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임용후보자 수백 명은 집에서 대기 중인데 수당과 효용성이 문제 되는 파견인력을 고집하는 서울시의 주먹구구식 인력 운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보라매병원 모두 호흡기 관련 증상으로만 중증도를 분류한다”고 지적했다. 와상환자나 정신과·치매 환자는 호흡기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도 간호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대구에는 있는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 기준이 서울시에는 없다고도 비판했다.

의료연대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며 “한 달만, 이 계절만 넘기면 될 것처럼 버텨왔지만 서울은 한 달짜리 도시가 아니고 한 계절만 버티자는 것은 국가 계획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야간 근무를 끝내고 기자회견장에 온 보라매병원 중환자실 김경오 간호사는 “용기 낸 동료 간호사를 거짓말쟁이로 모는 병원에 회의를 느낀다”며 “밖에선 영웅이라고 하는데 병원과 정부는 영웅이란 단어를 앞세워 헌신만을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이제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싶다면 인력을 충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의료연대는 오는 21일 서울시청 앞에서 방호복을 입고 인력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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