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입차 27만4859대 등록 독일 등 유럽 브랜드 80% 넘고 일본 자동차 점유율 절반 감소 포르셰 등 초고가 판매도 급성장
지난해 연간 판매 기록을 새로 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 브랜드 점유율이 8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브랜드의 초강세 속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여전히 1,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조용히 실속을 챙긴 건 폭스바겐그룹이었다. 아우디, 포르셰 등 고가 브랜드의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차 점유율은 2019년의 절반 수준까지 급락했다. 대표적인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일본 차 판매는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일본 차 추락하자 유럽 브랜드가 8할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새로 등록된 수입차는 27만4859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019년(24만4780대) 대비 12.3% 늘었다. 수입차협회 미가입사인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지난해 1만 대 넘게 팔린 걸 감안하면 30만 대에 육박하는 수입차 판매량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럽 차 선전의 배경에는 일본 브랜드의 급격한 몰락도 한몫했다. 렉서스, 도요타, 혼다 등을 앞세운 일본 차는 2016년 이후 국내에서 꾸준히 15∼20%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만여 대를 파는 데 그치며 점유율이 7.5%에 그쳤다. 2019년(15.0%)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일본 브랜드는 2019년 한일 무역갈등 이후 일본 불매운동이 계속되면서 마케팅이 크게 움츠러들었다. 일본 고급차를 대표하는 렉서스는 8900여 대 판매에 그쳤고 닛산과 인피니티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공식 철수했다. 도요타와 혼다는 수년째 국내에서 변변한 신차를 내놓지 못한 채 할인 프로모션 정도에 의존하고 있다.
○ 폭스바겐그룹 고급 브랜드 ‘폭풍 성장’
수입차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초고가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도 눈에 띈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는 지난해 7779대를 팔면서 2019년(4204대) 대비 85.0% 증가했다. 대당 1억 원이 넘는 모델이 즐비한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다.
포르셰보다 더 비싼 가격대인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는 296대를 팔면서 전년 대비 129.5%,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303대를 팔면서 전년 대비 75.1% 판매량이 늘었다. 모두 과거 ‘디젤 게이트’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국내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폭스바겐그룹 브랜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