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컬러/데이비드 스콧 카스탄, 스티븐 파딩 지음·홍한별 옮김/326쪽·1만9800원·갈마바람 “절제와 동시에 반항 상징 상반되는 의미 함께 존재” 10가지 색으로 문화사 탐구
‘온 컬러’의 일부다. 한동안 황인종이라는 단어는 피부색에 따른 인종적 구분으로 사용됐다. 그런데 선교사의 기록과 외교문서 등을 종합하면 18세기 말까지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동아시아인의 피부색을 ‘희다’고 생각했다. 1895년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는 “백인종이 막대한 수의 황인종의 침투를 물리칠 준비를 해야 한다”며 ‘황화(黃禍)’라는 제목의 유화 제작을 주문했다. 아시아인은 노란색 피부라는 고정관념은 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고 객관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두 저자는 영문학자와 화가로 색(色)을 중심으로 한 10년의 교류 끝에 이 책을 내놨다. 문학과 예술, 역사,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식 또는 흥미로운 해석들이 담겨 있다. 레드, 오렌지, 그린, 블루, 블랙 등 1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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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에 따르면 검은색은 혼란스러운 색이다. “닌자도 입고 수녀도 입고 파시스트도 입고 패셔니스타도 입는다. …마르틴 루터와 말런 브랜도, 프레드 아스테어도 입었다. …빈곤의 색이자 과시의 색, 경건함의 색이자 변태성의 색, 절제의 색이자 반항의 색이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