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대통령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교체했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 후임엔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임명됐다. 전문경영인 출신을 청와대 3기 사실상 마지막 비서실장에 기용한 것은 경제와 민생 분야에서 성과 위주로 국정을 챙기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전임 비서실장은 ‘똘똘한 한 채’ 논란으로 화난 부동산 민심에 불을 질렀고, 친문 진영의 시각에 갇혀 문 대통령의 불통 논란을 증폭시키는 데 일조했다. 유 실장은 “바깥의 여러 정서, 어려움을 부지런히 듣고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당연히 할 일이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대통령의 판단에 잘못이 있을 때는 자리를 걸고 과감하게 직언해야 한다.
민정수석에는 문재인 정부 처음으로 검찰 출신인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이 임명됐다. 돌려 막기 비판도 나오지만, ‘민정수석은 검찰 출신이 아닌 인사로 한다’는 원칙을 고집하지 않은 데는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검찰을 바람직하게 개혁하기 위해서도 민정수석은 최소한 검찰을 알고 필요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신임 민정수석은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과 검찰 간에 소모적인 갈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잘 조율할 책임이 있다.
후속 개각과 청와대 개편의 핵심은 경제 라인업이다. 경제와 민생 분야에 있어서 정책실장은 비서실장보다 더 중요한 자리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이 크고, 고용 창출 등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 실장이 사의를 표시했는데도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지금의 경제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힐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하루빨리 교체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휘둘려 경제사령탑으로서 리더십을 잃은 지 오래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바꿔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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