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조건부 사용 승인 신청 보건당국 4주간 검토-절차 거쳐 이르면 내달말 환자 투여될 수도 서정진 회장 “부작용 아직 없었다” 일각 “치료제 지나친 기대는 금물… 글로벌 백신 확보와 병행해가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이달 초 서울 서초구 셀트리온스킨케어 집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항체치료제 개발 현황과 은퇴 계획 및 소회 등을 밝히고 있다. 2000년 셀트리온을 창업한 서 회장은 곧 현역에서 은퇴할 계획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8일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조건부 사용 승인 신청이 내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된다”며 “조기 치료에 성공한다면 K방역의 또 하나의 쾌거”라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의 코로나19 치료제는 국내 바이오 업체인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측도 조심스럽게 임상 2상 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달 초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조건부 승인은 (임상) 데이터에서 효능과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는 전제에서 나오는 것이다. 현재까지 부작용은 보고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적인 상황에선 조건부 허가 신청을 잘 하지 않지만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끝이 머지않았으니 힘내자’는 메시지를 누군가 전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보건당국이 공휴일을 포함해 4주간 검토한 뒤 허가 절차를 진행하면 셀트리온의 치료제는 이르면 내년 1월 말 출시돼 경증 환자를 중심으로 투약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조건부 허가가 승인되면 즉시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9월부터 치료제 생산에 들어가 국내 환자 10만 명이 치료받을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 놓았다.
서 회장은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다. 혈장치료제는 완치된 환자의 혈액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생산 물량이 유한하다. 항체치료제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항체치료제는 항체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만 생산할 수 있다. 서 회장은 “맨땅에서 시작해 항체치료제를 생산하려면 6년은 걸린다. 셀트리온은 전체 생산 능력(연 500만 명분) 중 항암 치료제 등 다른 제품 생산에 무리가 없도록 조정해 200만 명분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용 치료제는 원가 수준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치료제에 대한 희망이 큰 만큼 논란도 적지 않았다. 국산 치료제 개발만 믿고 글로벌 백신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치료제가 코로나19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대부분의 치료제가 주사제 형태라 투약 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처럼 먹는 약이 아니라면 적절한 치료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홍석호 will@donga.com·강성휘·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