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어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야당 반발에도 불구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야당 국토교통위원들은 반대했지만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여당 단독으로 밀어붙였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변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로써 변 장관은 현 정부에서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26번째 장관급 인사가 됐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아직 1년 넘게 남았는데도 임명을 강행한 건수가 박근혜(10명), 이명박(17명), 노무현(3명) 정부 시절을 앞지르고 있다.
변 장관은 한 부처의 수장으로 적합지 않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 우선 4년 전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직후 “걔(사망한 김모 군)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한 발언은 몇 차례 사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기초적인 인식은 고사하고 젊은 청년의 안타까운 희생에 대한 공감능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먹느냐”는 막말을 해명하면서 여성들의 화장에 대해 부적절한 언급을 한 것도 문제가 됐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마저 “여성에 대한 편견”이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또한 제자 5명을 1급 고위직으로 채용해 정실인사 논란을 자초했고, 과태료와 자동차세 등을 상습적으로 체납해 차량이 압류됐던 사실도 드러났다.
도덕성뿐 아니라 부동산정책관도 문제다. 그는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민간 영역의 주택 공급은 계속 막으면서 공공개발 해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24차례나 대책을 쏟아냈지만 실패한 기존 정책 기조를 답습하거나 오히려 더 강화하려는 태도다. 그러면서 현재 부동산시장이 나빠진 것은 이전 정부의 규제 완화 탓이라고 했다. 이런 인식으로는 꼬일 대로 꼬인 부동산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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