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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법무부 완패…기본 중 기본 절차부터 삐끗해 망신”

입력 | 2020-12-26 07:46:00

© News1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의결 과정에 하자가 있다고 보고 효력 정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가장 기초적인 것을 놓쳐 망신을 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 김재경 김언지)는 전날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며 “본안청구 승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징계위원회의 기피 신청 의결과정에서 하자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징계위원회의 재적위원은 7명이므로 기피 의결을 하려면 과반수인 위원 4명이 필요한데, 징계위가 3인만으로 기피의결을 한 것은 의사정족수를 갖추지 못해 무효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직무배제 집행정지 인용에 이어 징계 처분 집행정지까지 이끌어 내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고 평가했다. 법무부에 대해선 “완패했다”고 분석했다. 징계위 의사정족수를 갖추지 못해 ‘무효’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본안에서 징계 사유를 따지기에 앞서 절차적 하자 이유만으로 윤 총장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는데도, 징계위는 절차의 기본 중 기본인 의사정족수를 지키지 않아 재판부가 ‘무효’라는 판단까지 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또 “무리하게 ‘정치적 중립 위반’을 징계 사유로 밀어붙여 ‘징계 사유가 안 된다’는 재판부의 1차 결론까지 받았다”고 했다.

승 위원은 재판부가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언급한 점을 들며 “징계를 해야 하는 객관적인 사유는 존재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부적절한 의도’를 입증할 객관적 물증이 있어야 하는데, 법무부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본안 판단을 예측한다면 징계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본안 진행 중 재판부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2차 심문기일에서 징계 처분의 실체적·절차적 위법성에 대한 양측 입장을 최대한 소명하고 관련 증거가 대부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는 새로운 증거가 나올 것이 없고, 본안 소송 중 재판부가 변경되더라도 결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재판부 문건에 대해서는 대검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추 장관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 등 징계에 관여한 인물들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김 변호사는 “징계 청구인이 시간을 두고 절차적 하자가 없도록 진행했어야 했는데, 급박하게 진행해 결국 우를 범했다”며 “절차적 흠결을 만든 징계 추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징계 정당성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꿰 망신을 당했다”며 “추 장관은 ‘무리한 징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