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코리아]호수와 노을이 아름다운 횡성 아이 손잡고 호숫가 주변-산길 자박자박 풍력발전기 늘어선 태기산은 ‘노을 바다’ 국내 최장 루지체험장 달리면 스릴 만점
횡성호수길 5구간을 걸으면 호수에 비친 내 그림자가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처럼 보인다. 5구간은 총 9km로 2시간 30분 정도를 호수 둘레를 따라 걸을 수 있다.
○ 잔잔한 호수에 마음을 비추다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유재하의 노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5구간 입구에는 ‘망향의 동산’이 있다. 횡성호가 생기면서 마을을 떠나야 했던 실향민들의 역사 보관소다. 전시관에는 실향민들이 사용했던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실향민들은 매년 이곳에서 망향제를 지낸다. 물속으로 사라지고 없는 고향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마을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마을을 둘러싸고 있던 산과 자연은 예전 그대로다. 5구간 A, B코스 모두 순환형 구조다. 왼쪽 편으로 호수를 끼고 걷는 A코스를 20분 정도 걷다 보면 B코스로 연결되는 길이 나온다. 5구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흙길이다. 경사 구간도 거의 없어 평지나 다름없다. A코스는 자동차 한 대가 지날 정도로 넓다. 반면 B코스는 사람 두 명이 나란히 걸을 정도다. A코스보다는 B코스가 좀 더 가깝게 호수 옆을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진 찍기 좋은 명소는 A코스가 더 많다.
길은 이리저리 굽어 있어 다양한 각도로 호수를 바라볼 수 있다. 호수 건너편의 산자락과 걸어왔던 길도 눈에 담을 수 있다. 호수는 거울처럼 나 자신과 주위 풍경을 비춘다. 물에 비친 풍경은 주위와 데칼코마니처럼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잔잔한 호수 위로 드리운 산과 구름의 그림자가 신비로운 느낌마저 자아낸다. 아름다운 풍경에 발걸음이 멈추기 일쑤다. 걷다 보면 잔잔한 호수처럼 마음도 차분해진다. 호수와 산, 그리고 하늘이 부드럽게 위로해 주는 기분마저 든다.
○ 노을을 보며, 나에게 “수고했어”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수고했어, 수고했어, 오늘도.’(옥상달빛의 노래 ‘수고했어, 오늘도’) 횡성호 주변의 어답산과 구리봉에 둘러싸인 ‘노아의 숲’에서는 횡성호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곳은 박주원, 진영숙 부부가 퇴직 후 10여 년간 가꾼 숲속 정원이다. 부부는 이곳을 찾는 이들이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며 자연을 만끽하길 바라고 있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횡성호와 태기산, 청태산, 치악산, 어답산 등 횡성 일대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특히 노을이 질 때 횡성호의 풍경은 평생 기억에 남을지도 모른다. 미리 예약을 한다면 펜션 숙박은 물론이고 숲 탐방과 명상, 산림 치유 프로그램 등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횡성 최고봉인 태기산(해발 1261m)에서는 20기의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일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1907년 준공된 횡성 풍수원성당은 한국인 신부가 국내 최초로 지은 성당으로 강원도 최초 성당이기도 하다.
○ 스트레스를 날릴 재미와 맛
‘겨울이 오면 내쉬자… 멈춰있지만, 어둠에 숨지 마. 빛은 또 떠오르니깐… 하루가 돌아오겠지. 아무 일도 없단 듯이.’(BTS의 노래 ‘Life Goes On’)횡성 루지체험장은 터널이 생기면서 방치됐던 국도를 루지 코스로 개발했다. 길이는 2.4k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루지 체험장과 가까운 곳에 안흥찐빵마을이 있다. 안흥찐빵은 국산 팥을 삶아 인공 감미료 없이 소를 만들고, 막걸리로 발효시킨 밀가루로 빵을 빚은 뒤 쪄서 만든다. 흔한 찐빵 같지만 많이 달지 않으면서 쫄깃한 맛이 인상적이다. 면사무소 앞 안흥찐빵과 심순녀안흥찐빵이 원조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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