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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방문 임대주택, 4290만 원 들여 인테리어한 LH…‘쇼룸’ 논란

입력 | 2020-12-16 17:49:00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방문한 경기 화성시 동탄 임대주택을 꾸미는 비용으로만 4200만여 원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세대에선 곰팡이나 누수 등 하자가 발생하는 실정인데 대통령이 방문하는 임대주택을 ‘쇼룸’처럼 꾸며 정부가 보여주기 식으로 임대주택 홍보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 방문 행사를 위해 4290만 원의 예산을 잡았다. 이 비용은 주로 전용 41㎡와 44㎡ 2개 주택의 인테리어, 보수, 가구·생활 집기 대여 및 설치 등에 쓰였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해서 꾸며진 내부를 둘러보며 “공간배치가 아늑하기는 하다”, “신혼부부 중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라고 말했다. 당일 야외 행사를 계획해 4억1000만 원의 예산도 책정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행사 규모가 축소돼 이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단지 일부 입주민들이 벽면 곰팡이, 누수 등 아파트 하자·보수 문제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 정부가 대통령 방문 주택만을 위한 수리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LH 측은 “올해 8월 입주 이후 하자보수 민원들은 모두 처리된 상태”라며 “임대주택을 입주민이 거주 중인 아파트처럼 가정하고 꾸며서 공개하기로 계획된 행사로 예산은 현재 정산 중으로 모두 집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대아파트 방문이 ‘연출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행사를 위해 서민들의 실상과는 동떨어진 판타지 연출극을 펼쳤다”며 “집 없는 서민들을 두 번 농락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인테리어 비용이 보증금의 70%에 달하는 점 등을 언급하며 “거주자 중에서 그럴 수 있는 가구가 몇 가구가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미덕 중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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