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본관 1층 업무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이날 신경외과 소속 간호사 2명과 입원 환자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신경외과 중환자사실을 코호트 격리조치했다.2020.12.14/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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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재개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확진자라뇨….”
14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앞은 깊은 적막감에 휩싸였다.
전날 해당 병원 신경외과 소속 간호사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데 이어 이날 오전 입원환자 1명도 확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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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복을 입은 한 환자는 휠체어를 끄는 보호자에 ‘차라리 퇴원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물었고, 보호자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병원 내부를 바라보며 ‘병원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니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게 낫겠다’고 답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병원내 업무창구는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고, 외래 진료를 마치고 병원 앞으로 나오는 환자들 역시 발걸음을 재촉하며 병원 본관 1층을 벗어났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과 입원 환자의 보호자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했다.
제8병동에 입원한 환자의 보호자인 고모씨(57·여)는 “지난달 병원 의사가 감염되고 난 이후로 간병차 병원에 오기도 겁이 난다”며 “의료진들의 감염경로도 모르는데 진료를 재개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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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5시에는 양손 가득 환자의 짐을 들고 퇴원하는 보호자들도 눈에 띄었다.
3살 여아의 한 보호자는 “병원 간호사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아이의 혹을 떼려는 수술이 연기됐다”며 “이 떄문에 퇴원하게 됐지만 차라리 속 편하다. 언제 감염될지 모르는 걱정보다는 수술이 연기되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전날 전남대병원 신경외과 소속 간호사 2명이 코로나19에 양성 판정을 받고 광주 821·822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에 전남대병원은 이날 오전 선제적으로 중환자실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진된 사실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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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의료진 35명과 환자 20명 등 55명을 자가격리 조처했고, 확진자들에 대한 감염 경로를 명확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전남대병원에서는 지난 11월14일 신경외과 소속 의사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광주 546번 확진자이자 지표환자로 분류됐다.
이 지표환자를 중심으로 동료 의사와 간호사, 환자, 보호자, 지인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광주·전남 지역에서 총 89명의 전남대병원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남대병원 측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지난 11월 17일 병원 본관동 1동을 코호트 격리하며 외래 진료 등을 중단했다.
이후 확산세가 잠잠해진 이달 1일 진료를 재개했지만, 12일만에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상황이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