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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보다 효능이 크다”…FDA 자문위,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 권고

입력 | 2020-12-11 16:46:00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가 10일(현지 시간)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라고 FDA에 권고했다. FDA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가 결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미국 내 접종을 위한 검증 절차가 사실상 완료됨에 따라 빠르면 다음주 초부터 대규모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VRBPAC의 이날 결정은 ‘16세 이상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함에 따라 생기는 효능이 위험보다 큰가’라는 물음에 대한 표결로 이뤄졌다. 이에 자문위원 22명 중 17명이 찬성하고 4명은 반대, 1명은 기권했다. 반대 및 기권표를 던진 이들은 긴급사용 기준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안전 우려가 큰 상황에서 회의 결과에 대한 오해 및 억측을 없애기 위해 VRBPAC는 8시간이 넘는 이날 회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CNN 등은 FDA가 자문위 권고를 수용해 12일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때 미국은 영국, 바레인,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5번째로 화이자 백신의 사용을 승인한 국가가 된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매우 위급한 때여서 검토 과정을 최대한 빨리 진행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FDA가 12일 백신 사용을 승인해도 이를 실제 접종하려면 13일 CDC 자문위원회의 표결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거쳐야 한다. CDC는 13일 투표에서 백신접종 금지 대상도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VRBPAC는 화이자 백신의 임상시험 과정에서 “16세 미만, 임산부, 수유 중인 여성,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 등 일부 집단에는 안전성 및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DC 표결이 이뤄지면 빠르면 14일부터 미 전역에서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은 “향후 몇 주 안에 2000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내년 1~3월에는 백신이 생산되는 대로 계속 보급할 것”이라며 “내년 2분기 말까지 백신을 원하는 모든 미국인이 이를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10일 “초저온 유통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을 위해 미 전역 5000여개 월마트 매장 내 약국에 백신 유통을 위한 냉동고를 비치했다”고 밝혔다. VRBPAC는 17일 또 다른 미 제약업체 모더나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 안건도 심의하기로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