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입법 독주]법사위서 단독 처리 강행
“찬성” 일제히 일어선 민주당 의원들 8일 오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이날 상정된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 기립 표결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공수처법을 기습 상정한 뒤 강행 처리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법사위원 17명 중 민주당 10명, 열린민주당 1명 등 11명의 찬성으로 의결돼 본회의에 넘겨졌다. 사진공동취재단
○ 강행… 강행…
오전 9시 15분에 개의한 법사위 안건조정위 회의실. 국민의힘이 전날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을 막기 위해 요청한 안건조정위에는 범여권 더불어민주당 3명, 열린우리당 1명과 국민의힘 2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민주당 소속 백혜련 조정위원장에게 “언론을 불러 공개로 진행하자”고 했다. 백 의원은 “안건조정위는 비공개로 진행돼 왔다”며 찬반 거수를 시킨 뒤 “위원회 의결로 비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있던 방청석에서는 “부끄러운 줄은 아느냐”라는 고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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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45초 만에 처리한 與 “왜 우리가 독재냐”
민주당은 33분 뒤인 오전 11시 5분 법사위 전체회의에 공수처법 개정안을 기습 상정했다. 법사위는 전날 낙태죄 관련 공청회를 열겠다며 이날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정작 전체회의가 열리자 공수처법 개정안을 최우선 안건으로 끼워 넣었다.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여야가 한데 엉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5단계 격상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도 실종됐다. 주 원내대표는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민주화 운동 했다는 사람이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반대토론을 요청했지만 윤 위원장은 “토론을 진행할 상황이 아니니까 종결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에도 그는 “지금 토론을 진행할 수 없잖아”라고 소리친 뒤 표결에 들어갔다. 여권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 원내대표가 의결을 제지하면서 윤 위원장의 오른손을 붙잡아 의사봉이 바닥에 떨어지자 윤 위원장은 왼손으로 의사봉을 잡아 책상을 두드렸다. 야당 의원들이 “대명천지 이런 독재가 있을 수 있나”라고 소리치자 윤 위원장은 “이게 왜 독재냐”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의 비용추계 의결도 건너뛰었다가 뒤늦게 기립 표결로 의결했다. 야당 의원들은 항의 표시로 각자 명패를 떼어내 윤 위원장 자리로 반납하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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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jikim@donga.com·박민우·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