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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과일로 아동건강 챙기고 농가도 돕고

입력 | 2020-12-08 03:00:00

경기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
어린이집에 배-사과 등 20종 공급
올해말 가정보육까지 대상 확대
지역화폐로 편의점-생협서 구매… 11일까지 홈피-복지센터서 접수




경기 안산시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심모 씨(35·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운영하던 커피숍을 접고 전업주부가 됐다. 심 씨는 “허리띠를 졸라매려니 외식이나 간식부터 줄이게 됐다”며 “하지만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과일 간식을 충분히 먹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농가 판로 확충-어린이 과일 제공’ 일거양득
경기도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경기지역의 과일 농가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시장에 충분히 내다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해 도가 지역 농가로부터 과일을 일부 사들인 뒤 경기지역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아이들에게 주 2회 약 100g씩 무료로 제철 과일을 제공한다.

배소영 경기도 원예특작팀장은 “도내 어린이들에게 신선한 과일을 먹여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고 도내 과수농가들에 안정적 공급처를 마련해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에 대한 높은 호응도를 확인한 경기도는 지난해 6월부터 경기지역 모든 어린이집으로 사업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만 어린이집 1만1028곳(36만1000명), 지역아동센터 779곳(2만3000명), 그룹홈 122곳(1000명) 등 어린이 38만5000명에게 배, 사과, 수박, 멜론, 토마토 등 20종의 과일을 나눠줬다. 어린이 한 명이 1회에 받는 양은 100g 정도다. 올해 9월 말까지 수박과 복숭아, 포도 등 약 1206t의 과일을 제공했다.

이용현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주무관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린이집 등이 잇따라 휴원하면서 공급 시기를 조정했으며, 배송 방식도 비대면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통해 과일을 받아본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은 “생각보다 많은 양의 신선한 과일이 제공된다”는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상미 시흥열린자리어린이집 교사는 “우리 어린이집 원생이 92명인데 한 번에 제공되는 양은 사과의 경우 2.5kg짜리 6박스, 수박은 3통이다”라며 “과일 즙 짜기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정가희 씨(34·여)도 “어린이집에서 찍은 홍보 영상을 봤는데 간식으로 매번 다른 과일을 정말 많이 주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 지역화폐로 편의점-생협서도 구매 가능

경기도는 올해 말부터 어린이 건강과일을 가정보육 어린이에게까지 확대 제공하기로 했다. 대상은 올해 9월부터 양육수당을 받고 있는 도내 거주 어린이 19만5000명이다. 예산은 총 751억 원이 든다. 각 가정은 경기지역화폐로 편의점과 생협에서 과일 4만5000원어치를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성남과 시흥, 김포 등 3개 시에서는 ‘건강과일 꾸러미’가 집으로 배송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집집마다 배달을 할 수 없어 유통망을 고민했고 편의점 등에서 과일만 살 수 있는 바코드를 경기지역화폐에 따로 삽입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구매가 편리해졌다며 환호했다. 조은영 씨(35·여)는 “집 앞에서 편하게 필요한 과일을 구매할 기회가 생겨 좋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경기도의 지원으로 판로 확보가 생긴 농가들도 환영하고 있다. 양평군 청운면에서 수박과 멜론을 재배하는 박모 씨(49)는 “우리 지역 수박과 멜론은 아삭거리는 식감이 풍부하고 당도도 높아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요즘 경기도의 도움으로 맛있는 수박과 멜론이 제때에 소비되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신청은 11일까지로 경기도홈페이지와 경기지역화폐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해당 시군구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신청을 받는다.

김충범 경기도 농정해양국장은 “보육 가정이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과일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게 했다”며 “농업인을 위해서는 모든 창의적 대안을 동원해 유통 판로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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