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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앞날 ‘안갯속’…3만대 생산 손실 만회할 기회 사라지나

입력 | 2020-12-04 05:41:00

한국지엠(GM) 부평공장. (뉴스1 DB) /뉴스1 © News1


한국지엠(GM)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전망이 안갯속이다.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부결 이후 노동조합 지도부가 재빠르게 사측에 추가 교섭을 요청하고, 잔업·특근 거부를 유보하겠다고 나섰으나 넘어야 할 문턱이 남아 있어서다.

이번 투표에서 조합원 절반의 찬성표를 얻지 못한 만큼 기존 잠정합의안 이상의 성과를 얻어내야 하지만, 사측의 추가적인 양보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우세하다. 여기에 일부 강경파 조합원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일 교섭대표 간담회와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차례로 열고 사측에 다시 교섭을 요청했다. 잔업과 특근 거부도 오는 8일 차기 쟁대위 전까지 유보한 채 사측에 성실 교섭을 촉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차기 교섭은 다음 주 초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한 차례 잠정합의안 투표가 부결됐기 때문에 노조 입장에서는 ‘플러스알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해고 조합원 복직, 조합원을 상대로 한 징계 및 손해배상 청구 철회 등 기존 요구안을 다시 교섭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노조 내 일부 계파가 여전히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지도부로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이들은 앞선 잠정합의안에 대해 ‘푼돈의 성과급을 받아낸 게 전부’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갑 노조 위원장이 투표 직전 성명서에서 “4개월여의 기나긴 여정에 비해 부족하고 아쉬움이 남는 잠정합의안이지만, 조합원들의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한 것 역시 반대 여론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올해 임단협 교섭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부평2공장의 신차 배정 계획 등이 관철되지 않으면서 조합원이 가장 많은 부평공장 내 반대 목소리가 컸다는 점도 부담이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사측과 24차례 교섭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이틀에 걸쳐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나 찬성률은 45.1%에 그쳤다.

특히 투표에 참여한 부평공장 조합원 4429명 중 1701명 만이 잠정합의안에 찬성했다. 38.4%의 찬성률은 타지역과 비교할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잠정합의안은 1인당 4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부평2공장에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골자다. 사측이 제시했던 2년 주기 임금 협상은 노조 반대로 담기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추가 교섭을 먼저 요청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현 지도부를 믿어보자’는 쪽으로 입장 정리는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사측이 노조의 추가적인 협상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노조는 추가 교섭 결과에 따라 투쟁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투표 부결 이후 강경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이번 결과는 GM 자본의 일방통행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이자 복수”라며 “사측은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조합원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 간 힘겨루기가 또다시 이어지면 한국GM의 위기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임단협 타결이 내년으로 밀릴 경우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한 생산 손실을 만회할 기회조차 사라진다. 지난달 한국GM의 판매 실적은 반 토막이 났다.

노조 부분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로 인한 생산 손실은 3만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한국GM 관계자는 “일단 교섭을 재개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며 “다만, 회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앞선 잠정합의안에 다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