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조사중 2년만에 찾아 출생신고도 안한 40대 엄마 구속
전남 여수에서 생후 약 2개월 때 숨진 아이의 시신이 가정집 냉장고에 2년 가까이 유기돼 오다가 최근 발견됐다. 그 집에서 다른 자녀들을 데리고 살아온 아이의 엄마는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여수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여수에 있는 한 주택에서 긴급 수색을 벌여 태어난 지 약 2개월 만에 사망한 갓난아이의 시신을 냉장고에서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여수에 있는 한 주민센터에 A 씨(42)가 자녀를 방임하고 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해당 주민은 “아이들이 밥을 굶어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주민센터 직원은 A 씨의 집을 두 차례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아 현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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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6일 이웃 주민이 “A 씨에게 또 다른 자녀가 있었다”고 신고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쉼터로 찾아가 남매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둘째 딸이 남녀 쌍둥이였단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경찰이 A 씨의 집을 긴급 수색한 결과, 냉장고에서 아이의 시신을 찾았다.
여수시에 따르면 A 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큰아들만 출생신고를 해 또 다른 자녀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18년 말 쌍둥이 남자아이가 목숨을 잃은 것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냉장고에 넣어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아이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