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개혁과 혁신’ 언급하며 윤 총장의 검찰 우회 비판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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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공세에도 윤 총장 직무배제 사태에 대해 침묵하던 문 대통령이 검찰을 향해 우회적인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은 여권 내부에서도 “더 이상 사태를 방치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수보회의에 앞서 문 대통령과 가진 주례회동에서 검사들의 반발을 언급하며 “윤 총장 징계 절차와 상관없이 윤 총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를 자초한 만큼 자진 사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또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서도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해 추 장관이 최근 사태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의 의견을 들은 문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채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위 앞두고 추-윤 사퇴론 꺼낸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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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결국 검찰을 향해 스스로 정권 앞에 굴복하고 백기투항하라는 종용이었다”고 비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실망스러움을 넘어 이제는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하라’는 요구조차 무색해져 버린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 앞에서 문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며 나흘 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초선들은 이날 청와대 내방객 출입문인 연풍문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청와대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만난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은 “(초선들이 지난주 전달한 질의 문건은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불통령’(不通領)의 ‘선택적 침묵’에 국민과 함께 절망한다”고 비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