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이 없었던 SK 와이번스가 김원형 신임 감독에 ‘취임 선물’을 안길까.
대개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면 구단이 외부 FA 영입을 위해 지갑을 열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신임 감독을 선임한 구단이 전력 강화라는 선물을 안기고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SK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51승 1무 92패, 10개 구단 중 9위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염 전 감독이 자리를 비운 동안 감독대행을 맡았던 박경완 전 수석코치도 시즌을 마친 후 스스로 팀을 떠났다.
SK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김원형 감독을 선임했다. 두산 투수코치로 일하던 김원형 감독은 두산이 포스트시즌 중임에도 배려를 해준 덕분에 9일 마무리 훈련부터 SK에 합류했다.
SK는 그간 내부 육성에 집중하면서 외부 FA를 영입에 인색했고, 집토끼를 눌러앉히는데만 지갑을 열었다. SK가 외부 FA를 영입한 것은 2011년 말 조인성, 임경완이 마지막이다. 이후 8년 동안 외부 FA를 눈여겨보면서도 영입은 하지 않았다.
2019년 정규리그 우승 문턱까지 갔던 SK의 전력이 크게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야 쪽에서는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2루수와 유격수를 각각 김창평, 정현으로 낙점했지만, 이들의 부상과 부진 탓에 계획이 어그러졌다.
시즌 내내 SK 2루수와 유격수 자리의 주인공은 바뀌었다. 2루수 자리에는 최준우와 최항이 거쳐갔고, 시즌 막판에는 김성현이 2루를 맡았다. 김성현은 정현의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유격수로 뛰다가 박성한이 제대하면서 유격수를 맡자 2루로 자리를 옮겼다.
2019시즌을 마치고도 2루수, 유격수가 약점으로 지적됐던 SK는 김선빈(KIA 타이거즈), 안치홍(롯데 자이언츠) 등 걸출한 내야 자원이 FA 시장에 나왔음에도 적극적인 영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내부 육성으로 약점을 메우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결과는 좋지 못했다.
SK는 감독 뿐 아니라 대표이사와 단장도 모두 바꿨다. 지난달 14일 민경삼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됐고, 류선규 신임 단장이 부임했다. 올해 코치 가운데 10명과 결별하며 코치진도 싹 물갈이를 했다.
시즌을 마친 직후부터 선수단, 프런트를 가릴 것 없이 대대적으로 팀을 개편한 것은 내년 시즌 반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만큼 전력을 강화하고자 이번에는 외부 FA 영입을 위해 지갑을 열 수도 있다. SK의 비시즌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