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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니아 “경기후 기록 안봐… 팀 위한 궂은일 즐거워”

입력 | 2020-11-09 03:00:00

1R MVP급 활약 우리銀 김소니아
파워포워드-센터 오가며 골밑지켜
득점 2위-리바운드 6위 맹활약



우리은행의 김소니아가 이번 시즌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커리어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김소니아는 “기록보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경기가 끝나도 제 기록을 안 봐요.”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김소니아(26)가 확 달라졌다.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 6경기에서 평균 22.5득점(2위), 리바운드 9.83개(6위) 등 커리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 김소니아의 평균 득점은 8.6점이었다. 2018∼2019시즌에는 5.7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신의 기록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열심히 뛰다 보니 얻은 성적이라며 겸손해한다.

김소니아는 1라운드 최우수선수 경쟁에서 박지수(KB스타즈)에 근소한 차로 밀렸다. 그 대신 MIP(기량발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만난 김소니아는 “궂은일을 하는 선수에서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도 기록보다는 기복 없이 ‘스마트’하게 팀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이번 시즌에 김소니아는 176cm의 크지 않은 키로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오가며 우리은행의 골밑을 지키고 있다. 그는 “궂은일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달 21일 삼성생명전(79-64 승)에서 (삼성생명의 리바운드 1위인) 김한별 언니가 리바운드를 못 잡게 하는 데 집중했다. 그날 내 리바운드가 적었지만(5개) 마치 15개를 잡아낸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런 희생이 참 좋다”고 말했다. 최장신(196cm)인 박지수에 대해서도 “몸싸움을 싫어하는 지수를 괴롭히는 법을 잘 안다. 지수를 만날 때는 또 다른 방식의 희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소니아는 2012년 우리은행에 입단해 두 시즌을 치르고 루마니아로 돌아갔다. 이후 유럽 등에서 뛰다 2018∼2019시즌 복귀해 우리은행에서 5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2012∼2013시즌부터 이 팀을 맡고 있는 ‘명장’ 위성우 감독의 농구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잠재력이 폭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소니아는 “유럽 농구 스타일을 벗고 빠른 한국 농구에 적응이 됐다. 심판들께서 좋은 체력을 유지하셔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남편인 남자농구 전 국가대표 이승준(42)에 대한 고마움도 크다. “이제 혼인신고를 해서 남성 팬들이 점점 사라질 것 같다”며 농담을 던진 김소니아는 “시즌 전 오빠가 슛 타이밍을 잘 잡아줬다. 상대 팀에서 내가 코트 왼쪽에서 던지는 슛이 약하다고 분석해 맞춤 수비를 해 왔는데 앞으로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에 돌아오기를 잘했다는 뿌듯함에 요즘은 매일매일 ‘농구 본능’이 샘솟는다는 김소니아는 “한국에 다시 왔을 때 주변 사람들이 ‘쟤 왜 왔지?’라고 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 부담이 컸는데 이제는 다 사라졌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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