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식사/주영하 지음/352쪽·2만 원·휴머니스트
음식인문학자인 저자는 강화도조약이 체결된 1876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145년을 둘러보며 대체 케이푸드는 어디서 시작됐고, 어디로 가는가를 고찰한다. 책은 자부(自負)에서부터 시작한다. 짜파구리의 인기에 대해 “그들이 그 음식을 먹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미 한국이 세계 식품 체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평가엔 애국심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예찬에서 그치진 않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산 조미료에 의해 평양 물냉면의 국물 맛이 정해졌다는 ‘슬픈’ 역사부터 1980년대 강남 땅값의 폭등이 갈비구이를 파는 초대형 고급 음식점의 등장을 이끈 씁쓸한 단면을 두루 살펴본다. 양상추 샐러드, 피망 잡채가 나오는 한정식 집의 현실을 통해 케이푸드가 나아갈 길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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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