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상업 부동산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채무자들과 채무조건을 놓고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 그 채무자가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라면 역대급으로 까다로운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금융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빚은 최소 11억달러(약1조2400억원)로 대부분 담보물은 골프리조트와 뉴욕빌딩 등 부동산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재선에 성공한다면 집권 2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개인 채무는 9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트럼프의 주요 소득원천인 TV쇼 수입이 급감했다. 그나마 소득도 대부분 손실이 심한 골프리조트에 투자해 트럼프 대통령의 유동성 접근성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고 FT는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대선에서 지면 채권자들이 만기를 연장해 주지 않아 파산할 수도 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의 빚은 크게 5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보나도 부동산신탁과 공동으로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의 빌딩을 담보로 빌린 4억4700만달러다. 트럼프는 해당 빌딩 지분의 30%를 보유했고 이 지분으로 빌린 채권 만기는 2년 안에 도래한다. 그런데 올해 2분기 샌프란시스코 빌딩에서 나오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두번째 채무는 채권시장에서 빌린 2억5700만달러로 대부분 오피스 빌딩과 주거용 콘도다. 공실률은 높지 않지만, 뉴욕 센트럴파크 웨스트에 위치한 트럼프 호텔의 경우 월세 수입이 급감할 위험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해당 호텔은 주거용 콘도형태로 세입자는 2명밖에 없고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다.
네번째 채무는 4개의 중소은행과 1명의 자산관리사로부터 빌린 2500만달러로 대부분 만기는 2024년이 돼야 도래한다. 담보물은 뉴욕 외곽과 팜비치의 트럼프 가족 명의 부동산, 뉴저지와 워싱턴DC의 골프코스, 미드타운맨해튼의 주거용 타워 등이다. 뉴욕 주거타워의 경우 올 들어 가격이 17%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 채무는 시카고 호텔을 담보로 빌린 5000만달러인데, 특히 이 빚은 미스터리하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는 이 돈을 ‘시카고유닛 인수신탁’이라는 곳에서 빌렸는데 이 회사의 주인이 트럼프 자신이다.
이 이상한 빚의 정체를 묻는 NYT의 질문에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있고 매우 단순하게 내가 은행이 된 것”이며 “전형적인 모기지가 아니라 ‘스프링론’이다”고 설명한 바 있다. 스프링론은 특별한 조건에서만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는 세금회피 전략의 하나일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