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우리나라 공기가 깨끗해진 요인을 환경당국과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 정도로 꼽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이 공장 가동을 대폭 줄이면서 한반도로 넘어오는 국외 오염물질의 총량이 크게 줄어든 게 첫째 원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고농도 미세먼지의 최대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최대 오염원’인데 코로나 발생 이후 이동 제한과 봉쇄 조치, 공장 가동 중단 등을 취했다. 2월 중국 내 337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년 동기에 비해 27.3% 줄었다.
▷북서풍이 주로 불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 한반도에 동풍이 많이 불었던 기상 여건도 미세먼지 감소에 도움을 줬다. 북서풍은 중국 동부 해안 공장지대의 대기오염 물질을 한반도로 실어 나른다. 지난 겨울철이 예년보다 따뜻해 중국과 몽골 등 아시아 전역의 난방 수요가 감소한 것도 깨끗한 공기에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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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했던 가을 날씨가 20일에는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으로 탁해진다고 한다. 중국에서 북서풍을 타고 온 오염물질 등의 영향이 크다. 중국이 ‘확진자 제로’를 주장하면서 공장 가동 등 경제활동을 정상화한 데다 우리나라도 거리 두기 완화 이후 이동량이 많아지면서 도로가 다시 붐비고 있다. 자칫하다 코로나19에, 독감에,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는 트리플 악재 상황이 될까 걱정이다.
이태훈 논설위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