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cm인 金, KB스타즈와 개막전
196cm 박지수 수비 뚫고 26점 13R
공격 리바운드도 7개… 승리 이끌어
우리은행 김소니아(왼쪽)가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 리그 최장신 박지수의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골밑을 파고든 포워드 김소니아(176cm·우리은행)의 앞을 막아선 선수는 여자프로농구 최장신 센터 박지수(196cm·KB스타즈)였다. 자신보다 20cm가 큰 선수의 밀착 수비에도 김소니아는 당황하지 않았다. 민첩한 움직임으로 박지수와의 거리를 벌린 뒤 몸을 뒤로 젖히며 던지는 페이드 어웨이 슛(2점)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김소니아가 40분을 모두 뛰며 개인 최다인 26득점과 13리바운드로 맹활약한 우리은행은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2020∼2021시즌 개막전 방문경기에서 71-68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선수 없이 치러진다는 것이다. 5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수 선발 계획 수립이 불확실해지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 박지수를 보유한 KB스타즈가 ‘절대 1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총 8경기를 남겨두고 종료된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우리은행은 팀 내에 확실한 센터 요원이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김소니아의 활약을 앞세워 박지수가 24득점 17리바운드로 분전한 라이벌 KB스타즈(지난 시즌 2위)를 꺾었다. 특히 우리은행은 에이스인 가드 박혜진이 1쿼터 중반 왼발에 통증(족저근막염)을 느껴 벤치로 물러난 상황에서도 끈끈한 조직력으로 승리를 낚았다.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소니아는 탁월한 점프력을 앞세워 양 팀 최다인 7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또한 고비마다 미들슛을 성공시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지난 시즌 2점슛 성공률이 46.6%에 그쳤던 김소니아는 이날 76.9%의 높은 2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김소니아는 공개 연애 중인 전 남자 농구 국가대표 이승준(205cm) 등과의 특별 훈련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여름 내내 승준 오빠와 슛 연습을 많이 했다. 또한 위성우 감독님(우리은행)의 지도 아래 미들슛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지수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둔 것에 대해서는 “공격은 항상 자신이 있다. 나보다 큰 선수를 상대할 때는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집중한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경기에서는 삼성생명이 BNK썸을 97-87로 꺾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