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네덜란드-스위스行 에인트호번엔 반도체 협력사 ASML 스위스엔 인공지능 연구기관 집결 …M&A 등 대규모 투자前 교류 목적
깜짝 실적 발표날, 유럽출장 길 오른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번째 해외 출장에 나선 이 부회장은 본보 기자에게 “네덜란드로 가는 길이다. 업무 목적 출장”이라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사장단이나 수행원 없이 홀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출국장에 들어섰다. 14일 귀국하는 5박 7일 일정으로 알려졌지만 여행가방도 비교적 단출한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도착한 뒤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하는 등 유럽 주요국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7월부터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를 중심으로 여행 제한이 일부 풀린 상태다. 현지 자가 격리 의무가 없고 EU 국가 내에서도 비교적 활발히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귀국한 후에도 긴급한 사업상의 이유 등으로 자가 격리 면제 신청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면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과거에도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45일 만인 2018년 3월 첫 공식 일정으로 유럽행을 택한 적이 있다. 끊겼던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기에 나서면서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는 AI 현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게 목적이었다. 귀국 후 약 4개월 만에 △AI △5G 이동통신 △바이오 △자동차 전자부품(전장)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을 직접 구상해 발표했다. 이들 분야에만 3년간 25조 원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2년 전 집중 육성하겠다고 한 5G, 바이오 분야에서는 이미 눈에 띄는 성과가 나왔다”며 “미국 일본 주요 통신사에 5G 통신장비를 공급하기로 했고 삼성바이오는 새 공장을 지어야 할 만큼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럽 구상을 통해 AI, 시스템반도체 분야 등에서 M&A 및 대규모 투자 발표 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