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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 장관 남편은 요트 사러 미국행

입력 | 2020-10-05 00:00:00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교부가 전 세계 국가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려 국민의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장관의 남편인 이모 연세대 명예교수가 1억4000만∼2억 원에 달하는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 여행에 나서 외교장관의 배우자로서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씨는 3일 미국 뉴욕주로 출국했다. 지난달 중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 요트를 구입한 뒤 미국 동부 해안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이 씨는 2014년 교수 정년보다 3년 앞서 조기 은퇴하고 경남 거제에 살면서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은퇴 후 귀향 생활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미국에서의 요트 구입과 여행 계획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상에서 일반인에 비해 부당하게 많은 제약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자신의 배우자가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외교장관이라면 취미생활을 위한 출국은 자제하는 게 옳은 판단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조국 사태 등에서도 드러났듯 고위공직자 가족으로서 의식해야 할 최소한의 절제와 솔선수범은커녕 일반인보다 훨씬 더 해이한 행태를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씨는 출국 직전에 취재진과 만나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지 않은가. 그러면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이 씨만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은 방역에 협조한다는 차원에서 추석 귀향마저도 자제했다.

이 씨의 행동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부적절한 행위’라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대응 양식에 비춰보면 ‘그럼 이혼하란 말이냐’고 치받았을 여권이 일회성 해프닝으로 지나가리라 자신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물론 개인 사생활에 속하는 문제일 수 있다. 그럼에도 국민으로서는 외교장관의 남편마저 존중하지 않는 특별여행주의보를 왜 존중해야 하는지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