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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격사건 늑장대응” 비난 거세자…軍내부 “靑 정보통제-함구령탓” 불만

입력 | 2020-09-27 19:40:00

[자료] 국방부 전경 © News1


군 당국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47)의 피살 사실을 ‘늑장 공개’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군에서는 “북한 관련 사안이 벌어질 때마다 군에 대한 청와대의 정보통제나 ‘함구령’이 지나치다”는 내부 불만들이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 씨가 22일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23일에는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됐다”고만 설명했다. 이 씨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확인이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23일 오후 이 씨의 피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도 윗선으로부터 이 씨 관련 정보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후 군은 24일 오전에야 이 씨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 씨가 생존했을 당시 군과 정부의 대응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청와대의 정보통제 탓에 사건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과정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이어졌다. 군 관계자는 “군 입장에서는 ‘늑장 공개’로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된 현 상황이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군이 이 씨 사살 경위에 대해 군의 조사 결과와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북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북감청부대장을 지낸 한철용 예비역 육군 소장은 27일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통지문보다 우리 군의 발표내용이 신빙성이 커 보인다”면서 “군이 포착한 대북 감청정보에 실체적 진실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소장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군 지휘부가 북한의 도발징후를 묵살했다고 폭로한 뒤 기밀누설 등으로 중징계를 받고 전역했다. 이후 국방부와 법정 다툼 끝에 승소했다.

그는 “군이 24일 발표한 구체적 내용은 감청정보가 아니면 파악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북한이 이 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뒤 상부에 이를 보고한 무선교신을 군이 포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이 북한의 ‘만행’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도 감청정보를 분석한 결과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는 “제2연평해전 때처럼 미 정찰기 등도 관련 SI(특수정보)를 포착했을 것으로 본다”며 “국회에서 정식 절차를 밟아 한미가 수집한 SI를 공개해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했다.

감청정보가 담긴 SI 공개가 보안을 저해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 그는 “북한은 이 씨 발견 당시 검문수색 차원에서 평문(平文)으로 상부와 교신했을 확률이 100%”라며 “암호가 아닌 평문 교신이 담긴 SI를 공개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